
작품: 데굴데굴 콩콩콩
글: 남온유
그림: 백두리
출판사: 웅진 주니어
초판 1쇄: 2020년 2월 14일
특이점: 제11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수상작
목차
-데굴데굴 콩콩콩
-가족의 발견
-할 말이 있어
1. 데굴데굴 콩콩콩
주인공은 언어치료를 받았던 안세은이라는 어린이이다. 말을 더듬고 흐리는 세은이에게 엄마가 윽박지르며, 말을 똑바로 하라고 말하는 장면을 첫 시작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엄마는 답답한지 세은이에게 “넌 왜 말을 똑바로 못 하냐고!”라고 화를 낸다. 그리고 이다음부터 세은이의 감정이 가시화되어서 완두콩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세은이는 이야기 속에서 말한다. ‘내 말을 끝까지 들어 주지 않은 건 늘 엄마거든요? 그런데 왜 화부터 내는지 모르겠어요’. 누구나 어렸을 적 한 번은 생각해 보았을 말이다. 말을 하려면 머리가 새하얘지고, 어떤 말을 먼저 해야 할지 몰라 천천히 말을 고르는데, 어른들은 빨리 말하라며 혹은 왜 말끝을 흐리냐며 윽박지르고 핀잔을 준다. 서로 다르게 흐르는 어른과 아이의 시간이 잘 드러나는 장면이다. 우리는 분명 어린이였던 적이 있지만, 점점 어른이 되어가면서 빠르게 흐르는 시간에 익숙해진다. 어렸을 때를 반추하면서도 그 시간의 흐름을 다시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슬픈 사실이다. 다시 작품으로 돌아가자.
더군다나 작품 속에 나오는 세은이라는 아이는 굉장히 예민하고 섬세한 촉을 갖고 있는 아이이다. 그리고 무척 천진난만하다. 아이스러움이 잘 드러나 있다. 자신의 감정을 서술하는 세은이의 말을 보면 큰 소리로 말하는 엄마의 행동 언어와 소리 언어에 크게 영향을 받는 모습이 보인다. 받아들이는 정보의 양이 많다는 뜻이다. 그 말은 타인이 보이려 하지 않은 감정의 조각을 엿볼 수 있다는 뜻이고 이는 다시 예민하고 섬세한 촉을 가진 아이라는 결론으로 돌아오게 된다.
엄마가 한마디씩 말을 할 때마다, 키가 조금씩 줄어들고, 머리가 목 안으로 옴폭 들어가고, 돌돌돌 동그랗게 팔다리가 말리다, 온몸이 초록색으로 변하더니 완두콩으로 변하는 장면은 단면 작가의 재치가 돋보인다. 그럼, 콩이 된 세은이는 어떻게 되는 걸까? 청소라는 일상적인 장면으로 작가는 세은이를 집 밖으로 이동시킨다. 쓰레기봉투와 고양이를 등장시켜 아주 현실적인 장면을 집어넣음으로써 비현실과 현실의 비율을 적절하게 맞춘다.
세은은 아이들에 의해서 눈사람의 점이 되었다가 본래의 세은 자신으로 돌아온다. 자신의 옷에서 단추 하나를 뜯어 눈사람의 점을 다시 만들어두고 집으로 돌아간다. 옷의 단추를 잃어버린 세은은 엄마의 잔소리를 듣게 되지만, 말을 더듬거나 흐리지 않는다. 빠르지만 정확하게 말한다.
“놀이터에서, 아이들이랑, 눈사람을 만들었는데!”
잠깐의 일탈로 아이는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피력할 수 있게 되며, 안세은 자신이 된다.
콩이 되어 떠났던 짧은 여행 중 대체 무엇이 세은이의 자존감을 높였을까? 그 누구도 세은이에게 조언도 직접적인 도움도 주지는 않았는데 어떻게 세은은 달라질 수 있었을까?
세은이 콩이 되어 집 밖으로 나갔다 돌아오는 모든 과정은 세은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동반되었다는 점이 이유이다. 주도적으로 행동하면서 부모가 체험해 보라고 겪으라고 만든 어떤 인위적인 경험이 아닌, 아이 스스로 시작하고 만들어내고 끝을 낸 경험 말이다. 자기 스스로 무언가를 했다는 그 사실 만으로도 아이는 큰 성장을 했을 것이다. 때문에 작품 속에서는 세은이에게 겁먹지 않아도 된다, 혹은 너 자체로 완전하다 등의 조언과 도움을 주는 인물이 없어도 이야기가 완성될 수 있었다. 조언자의 역할을 넣지 않은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조언자가 들어갔으면 상투적인 형태의 이야기로 흘러갔을 것이다.
읽으며 짧은 분량이지만, 내용은 주제와 소재가 명확하고 하고 싶은 말도 작가의 목소리 없이 작품 속에 잘 녹아져 있다고 생각했다. 몇 번 더 읽으며 이 작품의 장점을 내가 흡수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잘 읽었습니다.
2.가족의 발견
-> 이후에 추가 업로드 할 예정입니다.
3.할 말이 있어
-> 이후에 추가 업로드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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