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잘 가라, 내 동생 _ 아이가 죽음에 대해 질문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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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노트_1(아동. 청소년 문학)

서평: 잘 가라, 내 동생 _ 아이가 죽음에 대해 질문한다면

by 서_이 2025. 3. 23.

 

 

작품: 잘 가라, 내 동생

: 빌리 슈에즈만

그림: 민은경

옮김: 김서정

출판사:크레용 하우스

초판 1: 2002115

 

 

 

잘 가라, 내 동생

 

 아이는 죽음을 어떻게 느낄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도 쓰일 수 있는 책이다. 벤야민이 자신이 죽은 것을 알고 있지만 동시에 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때문에 영혼이 된 상태에서도 살아있는 것처럼 가족에게 말을 거는 등의 행동을 한다.

 죽는 것은 잊히는 것, 하지만 마음속에서 계속 기억되기도 하는 것이라는 소설이 내린 죽음의 정의는 피옌체 할머니와 쿠르트를 만나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된다. 소설의 중반부까지는 아직 죽음을 깨닫지 못하는 벤야민의 천진난만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런 벤야민의 모습으로 인해 역설적으로 죽음이 더 잘 보이는 것 같이 느껴졌다.

이 소설이 말하는 죽음은 마냥 아프지만은 않다. 슬프지만도 않다. 그렇다고 기쁜 것도 아니다. 다만 이 모든 감정을 합쳐 기억할 뿐이다. 사라지더라도 존재할 뿐이다.

 주인공이 영혼이 되어 움직인다는 점에서 러블리 본즈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전혀 다른 분위기기는 하지만, 벤야민의 모습을 좀 더 생생하게 그려낼 참고 자료로는 훌륭했다.

 소설은 일관된 주제로 흔들림 없이 결말까지 진행된다. 다만, 중간마다 쿠르트의 목소리에서 작가의 목소리가 들렸던 것이 아쉬웠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쿠르트는 죽은 지 6년이 지난 상태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될 법도 했다. 뒤이어 재밌는 의문이 떠올랐는데, 영혼체인 상태로 6년 동안 존재했다면, 6년의 세월 동안 이 영혼체는 정신적 성장이 되었을까? 아니면 죽었을 때 당시의 나이에 맞는 사고 체계가 그대로 유지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작가가 어떻게 설정했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작 중 나오는 쿠르트의 모습을 보면 정신적 성장이 가능했으리라 본다.

 아쉬운 점이 하나 더 있었는데, 영혼체가 현실에 직접적인 개입을 할 수 없음에도, 문을 여닫았다는 서술이다. 시체 보관실의 문을 무척 두꺼워서 열기 힘들었다고 서술되어 있는데, 벤야민은 자신이 아끼는 인형인 캘빈을 직접 들지도 못한다. 그런데 문을 여닫을 수 있을까? 차라리 문의 두께와 질감을 느끼며 통과했다고 하는 편이 더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어둡거나 과하게 슬프지 않게, 아이들이 놀라지 않게 죽음과 이별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죽음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이 책을 선물해 줘도 되지 않을까?

 

 목차가 적지 않은데, 목차마다 이야기를 요약해 덧붙이며, 서사의 흐름을 분석해 봐야겠다. 잘 읽었습니다.

 

총평:

⭐⭐⭐⭐☆ (4.5/5)

어둡거나 과하게 슬프지 않게, 아이들이 놀라지 않게 죽음과 이별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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