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낀 점
-책기둥을 쓴 문보영 시인님의 시집이다.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을 알고 있었는데, 정말 그 소재로 해서 쓴 시라는 것이 놀라웠고 재밌었다. 헝거 게임이라는 작품도 생각나면서 시를 읽고 있지만, 영상을 보는 것 같이 느껴졌다. 주로 이미지를 생각하고 그걸 묘사하면서 쓰시는 걸까 궁금해졌다.
- 인상 깊은 구절
그들은 원을 향해 뛴다.
식물이 자라기 힘든 모래땅,
긴 나무다리를 건넌다.
왕밍밍은 꿈 바깥에서 모기에 물렸으므로 꿈 안에서 발바닥을 긁었다.
배틀그라운드- 원 중 일부분 발췌
우리의 현생은 우리의 전생보다 면적이 작네
그것이 우리 듀오를 공포로 몰아넣네
사람을 더 자주 마주칠 거야 섬이 눈부셔서 무섭네
너, 송경련 말하네 말하는 네가 뒷모습이네
배틀그라운드 설원맵 중 일부분 발췌
낙타가 왕밍밍과 송경련 주위를
얼쩡거렸다 낙타가 자꾸
눈을 뜨고 감아서
누군가 개폐식 영혼을 가질 수 있었고
배틀그라운드 – 겹친 3년. 2 중 일부분 발췌
내면의 하차 벨을 누르고
나는 나에게서 내릴 겁니다
배틀그라운드 – 저그 에비게일 SP의 시절 중 일부분 발췌
- 시집 소개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Ⅳ』의 시인들은 황인숙, 박정대, 김이듬, 박연준, 문보영, 정다연 6인이다. 한국 시문학의 한복판에서 그 역량을 빛낸 지난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Ⅲ』(이제니, 황유원, 안희연, 김상혁, 백은선, 신용목)에 이어 네 번째 컬렉션은 다양한 감수성을 선보이며 한국 시문학의 무한하고 다채로운 목소리를 들려준다.
2016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이후 최단 기간에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이력을 더해 화제를 모았던 문보영의 두 번째 시집 『배틀그라운드』를 출간한다. 첫 시집 『책기둥』에서 ‘도서관’을 신비롭고 매력적인 공간으로 주목했던 시인은 이번에는 전쟁이 벌어지는 온라인 게임 속의 섬을 문학적 무대로 재탄생시켰다. 시집의 제목이자 연작시들의 제목이 된 「배틀그라운드」는 ‘외딴섬에 내린 백 명의 플레이어들이 점점 좁아지는 원 안으로 들어가며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서로를 죽이는 서바이벌 슈팅게임’의 이름이기도 하다. 시인은 이러한 게임의 설정은 차용해오되 등장인물과 서사 구조 등 전위적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각각의 완결성을 갖춘 스물네 편의 시가 마치 퍼즐의 조각들처럼 거대한 스토리의 한 부분이 되어 시집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마지막에 살아남는 한 명의 승리자가 되고자 갖은 노력을 다하는, 심지어 매일매일 죽는 연습을 마다않는 젊은 남녀 송경련과 왕밍밍은 무한경쟁의 현실 상황을 외면한 채 게임 속으로 도피하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을 상징하고, 전쟁터가 된 섬은 입시나 취업 등 능력주의, 경쟁주의가 팽배한 살벌한 현실세계로 자연스럽게 겹쳐지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새삼스러운 “현타”를 경험하게 한다. 결국 우리 모두는 소수의 인간들에게만 허락된 작은 원 속에 들어가고 싶은 욕망을 가진 「배틀그라운드」의 유저들인 셈이다. 당신이 어차피 이 황량하고 어두운 전쟁터에서 완전히 빠져나올 수 없다면, 그래서 잘 죽는 혹은 잘 사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문보영맵”(시인 한연희)이 반드시 필요하게 될 것이다.
-출판사 소개-
- 시인 소개
시인. 매니큐어가 마를 때까지 잘 기다리지 못하는 인간이다. 1992년 제주도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바람이 많이 부는 제주도에선 모자 위에 납작한 돌을 얹고 다녔다. 2016년 [중앙일보]로 등단했다. 2017년 시집 『책기둥』으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고 상금으로 친구와 피자를 사먹었다. 일상을 사는 법을 연습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 ‘어느 시인의 브이로그’를 시작했으며, 시와 소설, 일기를 일반 우편으로 배송하는 1인 문예지 ‘오만가지 문보영’을 발행한다. 시보다 피자를 좋아하고, 피자보다 일기를 좋아하며, 일기보다 친구를 더 사랑한다. 손으로 쓴 일기를 독자에게 우편으로 발송하는 ‘일기 딜리버리’를 운영하고 있다. 시집으로 『책기둥』 『배틀그라운드』, 산문집으로 『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 앤솔러지 『페이지스 6집-언젠가 우리 다시』 등이 있다. -출판사 소개-
e-book으로 나와 있습니다.
종이책이 번거롭다면 e-book은 어떨까요?
*맞다, 그리고 클래스 101에서 문보영 시인님 강의도 있어요!
시 창작에 관심이 있으셨거나 문보영 시인님을 좋아하신다면 꼭 들어보세요!!
[마음에 드셨다면 해당 시집을 원문을 꼭 읽어 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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